보고서를 효율적으로 줄이는 방법
필자가 그 동안 수많은 회사의 컨설팅을 하면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회사가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모 아니면 도”를 선택한다. 작은 회사는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속속들이 알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없거나 단순하고 문서도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많은 대기업들은 과도하게 절차가 복잡하고 문서를 많이 작성해야 한다. 적절한 중간 정도의 프로세스를 유지하는 회사는 별로 없다. 그래서 작은 회사는 관리가 잘 안돼서 문제, 큰 회사는 형식으로 흐르고 비효율적이어서 문제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회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웬만한 규모를 가진 회사의 관리자들은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보고서의 종류도 여러 가지고 보고서의 질에 따라서 업무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좌우되기도 한다. 개발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개발은 개발대로 하고 개발 후에 보고서 형태로 여러 문서를 별도로 작성하는 회사가 많다. 이런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은 낭비인 경우가 많다. 관리자나 경영자는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서 업무 내용을 파악하곤 하는데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보고서는 요약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들은 사라지고 문제점들이 숨겨지곤 한다. 보고자들은 대부분은 잘한 내용, 좋은 결과만 예쁘게 포장해서 보고를 하곤 한다. 이런 보고가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면 최고 경영자는 좋게 포장된 낙관적인 정보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까다로운 경영자와 일하는 직원들은 본연의 일보다도 보고서 작성에 과도하게 노력을 들이기도 한다. 일이야 어떻게 진행되었던 간에 보고서를 잘 작성해서 보고만 잘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도 보고서를 잘 작성해서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 물론 이런 문제가 꾸준히 쌓이면 언젠간 폭발하기 마련이다. 보고서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업무 관리를 위해서 관리자에게 주기적으로 제출하는 보고서가 있다. 회사마다 형태는 다르지만 일일보고, 주간보고, 월간보고 형태로 업무 진행 내용을 요약해서 작성하고 보고하는 것이다. 이런 보고서는 일은 일대로 다 하고 별도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보고자는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시간을 낭비하지만 관리자도 이런 보고서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피상적인 파악 밖에는 못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보고도 안하면 관리자가 업무 파악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이런 보고라도 받는다. 주기적인 보고서 외에 단발성 보고서가 있다. 단발성 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보고를 위한 보고서를 작성한 후에 책꽂이에 꽂혀서 방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 “모 아니면 도”가 아닌 “걸” 쯤 되는 방법은 없을까? 보고서를 최소화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보자. 필자의 회사에서는 보고서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고를 위한 보고서 작성을 모두 없애고 업무에 집중하려고 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관리를 위한 주기적인 보고서인 일일보고, 주간보고를 모두 폐지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모든 업무의 정보가 Online system에 기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회사에는 중요한 업무 규칙 한가지가 있다. "No issue, no work"가 바로 그것이다. 이슈관리시스템에 기록되지 않는 업무는 할 수 없고, 이슈를 생성하지 않고 업무를 진행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업무를 요청할 때도 오직 이슈관리시스템만을 이용해야 한다. 말로 요청할 수도 없고 Email로도 요청할 수 없다. 내부에서 직원끼리의 Email은 금지되어 있다. 공식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오직 이슈관리시스템 밖에 없으므로 나머지 어떠한 수단도 공식 수단은 아니다. 이러다 보니 모든 정보는 이슈관리시스템으로 모이고 시간과 장소를 구애 받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업무를 할 수 있다. Email은 당사자끼리만 정보를 아는 폐쇄적인 시스템이고 추적도 관리도 안된다. 따라서 Email을 통한 업무 처리는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Email은 외부인과만 주고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이슈관리시스템을 통해서 업무를 하다 보면 일일이 승인을 받고 일을 할 필요도 없다. 스스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슈를 등록하고 일을 하면 되고 관리자는 모니터링을 할 뿐이다. 물론 지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자율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필수적이다.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고 정보는 공유되고 서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관리자나 경영자는 요약된 보고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슈관리시스템을 통해서 모든 업무 진행 내용을 모조리 다 보는 것이다. 그래서 별도의 보고가 따로 필요 없다. 모든 내용을 다 보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소요될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다. 이 직원 저 직원 불러다가 보고 받는 것보다는 시간이 적게 걸린다. 그리고 업무를 마친 후에 보고를 받으면 일이 잘못 되었을 경우 이미 늦어 버린 것이다. 질책 밖에 할 것이 없다. 하지만 일이 진행되는 처음부터 계속 모니터링을 하면 중간 중간에 계속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일이 잘못 진행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게 된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이슈관리시스템을 통해서 해야 하고 모든 정보를 다 남겨야 하는 것을 힘들어 했지만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필요가 없고 업무도 더 원활하게 진행이 되므로 이제는 이런 환경에 적응했다. 이제는 과거로 돌아가자고 해도 모두 반대를 할 것이다. 과거에 Email과 대화 위주로 일하면서 정보도 제대로 남기지 않았던 때를 생각하면 끔찍하게 생각된다. 그때 그렇게 하고도 어떻게 일을 했는지 신기하게 생각될 정도다. 누구나 이런 문화를 1년 정도만 경험하게 되면 그렇게 생각될 것이다. 물론 보고서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단발성 업무를 진행할 때는 보고서를 작성하지만 보고를 위한 보고서가 아니다. 예쁘게 꾸미기 위한 PPT(Power Point)는 금지되어 있고, 대부분은 Word로 작성을 한다. 보고는 별도로 하지 않고 시스템에 등록하며 경영자도 똑같이 시스템에 등록된 보고서를 리뷰 한다. 보고보다는 리뷰를 한다고 보면 된다. 추가 논의가 필요할 때만 만나서 얘기를 한다. 물론 추가 논의한 내용도 시스템에 기록된다.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회사들은 KMS, Wiki 등 지식과 정보를 온라인으로 구축하는데 실패했다. 성공적인 회사도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아무리 강제화를 해도 형식적인 정보만 쌓이고 직원들은 프로세스를 요리조리 피해 다닌다. 이런 환경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혼자서 시스템에 고스란히 남기면 자신만 손해를 보는 환경인 것이다. 모든 직원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습관화되지 않은 곳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온라인에 쌓이지가 않는다. 이것이 많은 회사들이 지식과 정보를 시스템에 모으고 공유하는데 실패하는 이유다. 기업문화는 바꾸기 어렵다. 프로세스로 강제화 해도 어렵다. 프로세스가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